물 흐르듯이 광고학 학사학위 마침과 더불어 방황의 끝은 지역 대학교의 어느 연구실에서 인테리어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갑자기?
그렇다... 취업이 어려우니 그땐 인테리어가 전망있어 보였고 어디가든 밥은 먹을수 있을것 같았다.
그러다 조경을 우연하게 접하였는데 천직인 줄 알았다.
칼 같은 수치를 지켜야하는 인테리어와 달리 조경은 일반적으로 러프한 수치를 사용한다.
프로그램 CAD에서 인테리어는 mm단위를 기준으로 도면작성하는것 과 달리
조경은 m를 기본단위로 기본계획, 실시설계 도면을 그린다.
그렇다. 난 칼같이 맞아 떨어지는것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다.
아직도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
"흰색, 검은색이 아닌 그레이"
내 눈엔 이 세상은 그냥 회색빛이다.
모든것을 흰색 아니면 검은색으로 나눌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경이 보여주는 정비되어 있는 자연스러움을 좋아했다.
지나친 자연은 위험하지만, 인위적인 자연은 또한 멋떨어진다.
그래서 그냥 던진 것 마냥 심겨진 나무, 꽃, 돌들이 좋았다.
단순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조경가를 나의 직업으로 선택을 했다.
마음의 풍요로움이 있는 자들 만이 산과 바다를 보아야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낄가?
"연남동"과 같은 삶터를 만들고자 도시재생사업을 경험하고자 취업했던 회사는 나의 꿈을 모조리 깨트렸다.
"도시재생"이란 미명아래 진행되는 혈세낭비와 난개발 같았다.
법으로 규정된 사업과 매 정부마다 다른 사업성질로 인하여 조선팔도의 낙후지역에는
빨래방, 커뮤니티, 무인카페... ...
과한 설정도 필요없이 6개월이면 충분히 도시재생사업의 사업카테고리를 경험할 수 있다.
하천이 있는 지역은 하천정비를 할 수 가 없다.
지역 재생이지만 역량강화 사업은 예산이 부족하니 지자체에서 알아서 진행하라고 한다.
규격화된 공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도시재생사업(당선) = 토지권원이 확보된 부지에 복합기능 건물 1개소 + 알파
조경인으로 너무 아름다운 것 만 봐왔을까?
아니면 보였지만 그냥 눈감았을까?
이 직업을 다시끔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이 었다.
모든걸 칼같이 정하는 거면 난 컴퓨터랑 소통하고 싶다.
인풋과 아웃풋이 딱 칼같기 때문이다.
요즘 코딩을 배우는데 개개인의 습관에 따라 소스의 형태는 다르나 결과는 똑같다.
너무 좋았다. 처음으로 회색이 아닌 검은판 흰글씨가 명료하고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나는 python으로 조경인의 길을 개척하고자 키보드를 두드려 본다.